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동쪽 로건서클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은 미국 해군 출신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세스 L. 펠프스(Seth L. Phelps)의 저택으로 1877년 건립되었습니다.
1889년 2월 조선왕조(1392~1897)는 이 건물에 외교공관을 개설했습니다. 그로부터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일제가 대한제국(1897~1910)의 외교권을 강탈하기 전까지 16년간 이 건물은 활발한 외교활동의 중심무대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1910년 8월 국권을 앗아간 일제는 마침내 이 건물도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해 되팔고 말았습니다.
1945년 8월 광복을 되찾았지만, 굴욕적으로 빼앗긴 이 건물의 소유권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재미 한인사회를 시작으로 이 건물을 되찾자는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언론계(중앙일보 기자 박보균)와 문화계(헤리티지포럼 이배용) 등의 많은 노력도 뒤따랐습니다. 마침내 2012년 10월 국가유산청과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재매입에 성공하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을 되찾아 올 수 있었습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한국과 미국이 역사를 공유한 뜻깊은 장소입니다. 고종의 자강외교로부터 한미 관계의 싹이 튼 ‘한미 우호의 요람’이자, 서양의 근대문물을 받아들이던 창구역할도 하였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재미한인들이 국권회복의 결의를 고취시키던 독립의 상징이었습니다. 현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은 워싱턴 DC의 19세기 외교공관 중에서 원형을 간직한 유일한 건물로서 한미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 가치가 높습니다.